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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 바시코브스카(인디아), 매튜 구드(찰리 삼촌), 니콜 키드먼(애블린)

스토커

엄마의 블라우스, 아빠의 벨트, 삼촌이 사준 하이힐. 꽃이 색을 선택할 수 없듯 그녀도 그녀의 본능을 그대로 받아들인채 바람을 맞고 있는 소녀의 영상. 영화의 처음과 끝에 담긴 이 영상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 예민한 감각. 남들이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일때마다 당혹감을 느끼곤 했다. 시각이나 청각 같은 감각적인 부분이 아닌, 감정적인 정서적인 부분에서의 예민함은 종종 나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고립되게 만들기도 백치로 만들어버리기도 했다.

꽃이 자기 색을 선택할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게 살인 본능일수도. 그리고 우리는 그런 본능을 죄책감없이 거리낌없이 실행하는 사람들을 싸이코패스로 분류한다. 타인에게 받아들여지는 본능을 타고난 사람과 타인에게 해가 되는, 용인될 수 없는 본능을 타고난 사람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누구도 그 본능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영화속의 인디아는 매력적이다. 영화속의 에블린은 매혹적이다. 인디아는 본능이 깨어날수록, 여성성이 발현될 수록 개화하는 꽃 마냥 매력을 발산한다. 심지어 마지막에 보안관을 죽이기 전에는 미소까지 보여준다. (극중에서 시종일관 표정이 없었다.) 에블린은 인디아가 찰리와 가까워질 수록, 인디아가 자신에 대해 깨달을 수록 점점 초조하고 불안해하며 극의 중반부에서는 주저앉아버린다. 그래서 인디아-찰리-에블린의 이야기로 시작한 이 극은 인디아-찰리의 이야기로 흐르다, 인디아의 이야기, 인디아의 성장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그런데 자꾸 에블린이 마음에 남는다. 싸, 하게. 아름답고, 매력적이고, 의존적인-관심과 사랑이 필요한-여자. 인디아가 태어나고 남편과 멀어지고, 남편과 딸이 사냥을 다니는 동안 집에 혼자 남겨졌을. 영화가 후반부로 가면서 에블린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이렇게 점점 존재가 희미해짐을 느끼던 에블린의 심리상태를 그대로 반영한 것만 같아서 그녀가 더 외롭고 슬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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