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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coln

 

남자가 있다. 미국에서 가장 순수한 남자. 그 남자가 대통령이 된다.  한달도 안되어 남북전쟁이 터지고, 그 전쟁 중에 노예제도를 폐지하는 수정헌법 제13조를 통과시킨다. 이년 후 전쟁이 끝나고, 며칠후 미국에서 가장 순수한 그 남자는 포드 극장에서 죽었다. 저격당해, 죽었다.

그런 어떤 남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누군가에 의해 선택을 강요당하고, 원하는 것을 위해 무언가를 포기하는 선택을 하고, 와이프에게 시달리고, 아들은 말을 듣지 않고, 마음대로 되는 건 없고, 주변 사람들은 자기 맘을 몰라주는. 그런 남자에 관한 이야기. 법안이 통과되는 순간이 묘사된 부분은, 이 남자가 느꼈을 감격의 크기에 비하면 오히려 절제하고 간략하게 표현했다고 해야 한다.

나는, 감정적으로 무딘 사람보다 예민한 사람을 가까이에 두는 경우가 많다. 감정적으로 예민한 사람들의 예민함은, 나도가지고 잇는 것이기에, 그 예민함 때문에 힘들어도 이해 가능한 범주에 있는 반면, 무딘 사람의 무딤은 서로를 견딜 수 없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겠지.

영화속 미국에서 가장 순수한 남자에게 그런 예민함을 느꼈다. 신랄하고 격렬한 공격 속에서 너덜너덜해졌을 예민하고 섬세한 마음. 그러나 예민하고 섬세한 마음이 나약한 마음을 뜻하지 않듯, 결국 그 남자는 자신의 선택을-비록 그 선택이 최선이 아닌 차악일지라도-관철시키고야 만다.

어두운 회의실 안에서 고민하고 고뇌하고 괴로워하면서도 눈을 빛내는 사람들이 장면에서 웨스트윙이 둥둥 떠올랐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영화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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