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비가 쏟아져내렸다. 비 오는날 운전을 하면서 듣는 음반은 싱글맨의 사운드 트랙이거나 레퀴엠인데, 이 두 음반이 빗소리와 가장 어울린다. 내가 차에 싣고 다니는 음반중에 그렇다. 이틀내 비가 쏟아졌고, 이틀내 비가 쏟아지는 밤길을 싱글맨 음반을 들으며 내달렸다.

빗속에서 듣는 레퀴엠이 폭포안에서의 장례식과 같은 울림을 준다면, 빗소리와 함께 듣는 싱글맨은 아프다. 슬픔이 넘쳐 물리적 고통으로 전해온다. 잔인한 장면을 묘사한 글을 읽을때 느끼는 통증을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다. 음반의 첫 곡인 Stillness of Mind로 시작된 슬픔이 Drowning, Snow를 거치며 우울과 불안으로 발전한다. 이윽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조지의 테마가 이어진다 조지의 테마들(Becoming George, George’s Waltz Pt.1,2)이 흘러 나오면 어느새 몸과 마음은 영화속 연인을 잃고 난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떠버린 조지안으로 들어가버린다. 나는 어김없이 눈을 떴는데, 나의 사랑하는 이는 다시는 이 아침을 맞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침을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눈을 떠고 오늘을 지금부터 살아야 한다. 이런 마음이 되고야 만다. 한번도 그런일을 겪은적이 없음에도, 이 영화 음악들이 나를 그런 정신상태로 이끌고야 만다.

조지와 함께 Daydream을 하고, 방황하고, 유혹당하고, 슬픔을 나누고, 위로받고, 회상하지만 결국 음반은 연인인 짐을 앗아간 그 사고음(Clock Tick)으로 끝난다. 자동차 충돌 사고 음으로 시작되는 이 곡이 나올때마다 매번 깜짝 깜짝 놀란다. 나도 운전중이기에.

오늘도 그렇게 빗소리와 함께 이 슬픈 음반을 들으며,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잃는 상상을 했다.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나에게 사랑을 주는 사람들, 나에게 소중하고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그들을 잃는 상상을 하는것 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그런 사람들. 그런 사람이 짐 뿐이었던 조지에게도 결국 누군가 새로운 사람이 나타났기에 그는 다음날 아침에도 눈을 뜰 수 있었다. 그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Advertisements

One thought on “A Single Man O.S.T.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