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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하우스2

굳이 불어로 제목을 써봤다. Dans la masion. 정도는 무슨 뜻인지 이제 아니까. 사실 이 정도 밖에 모른다.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게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인지 해본지 너무 오래된 탓에 잊고 있었다. 이런식으로 가다간 10년을 배워도 영어만큼도 못할 거 같지만 그래도 일단 시작은 했으니 해볼때까진 해보자. 고 매일 마음을 먹지만 그렇다고 딱히 공부를 하는건 아니다.

프랑수아 오종. 대학생때 일년 조금 넘게 지금은 없어진 시네코아에서 진행하는 블라인드 시사회를 매주 보러다녔다. 토요일 아침에 무슨 영화인지 사전 고지 없어 한편씩 영화를 보여주면, 거기에 대해 간략한 설문을 작성하는 시사회였다. 그때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8명의 여인들”이라는 영화를 무척이나 재밌게 봤다. 밀폐된 집 안에서 그 집안의 유일한 남자가 살해되고, 8명의 여자들 가운데 누가 범인인지를 밝혀내는 내용이었는데, 까뜨린 드뇌브가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이 영화도 제목처럼 밀폐된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물론 그 공간안에서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극중에서 클로드 라는 소년이 친구인 라파의 집에서 있었던 일을 소설 형식으로 쓰면서 벌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연 초에 본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에서도 영화속에서 복잡하게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는데, 알랭 레네 감독의 방식이 매우 지적이었다면 오종의 방식은… 코믹하다고 해야 하나.

문학교사인 제르망이, 클로드 라는 학생이 제출한 작문을 보고 흥미를 느껴, 그 학생을 부추기며 글을 쓰게 만들다, 결국 자신의 실제 인생이 영향을 끼치고야 마는 이야기다. 이야기 전개 자체는 흥미롭다기보다는 황당하지만, 우디앨런식의 유머가 대사에 묻어나와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클로드의 이야기를 전개시키기 위해서 수학 시험지를 빼돌린다든지, 글 속에서 라파가 목을 메달고 죽었는데 그날 실제로 라파가 결석을 하자 사색이 되어 집에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본다든지 하며 현실과 가상을 혼동하는 제르망의 모습이 측은하면서도 우스웠달까.

영화에서 인상깊었던 건, 제르망과 아내 장의 관계였다. 둘은 젊지도 않고 아이도 없지만 마치 연인처럼 지낸다. 침대에 누워 직장에서의 일을 함께 고민하고, 퇴근후에 만나 길게 줄을 서서 영화도 보고, 장은 무려 10년이나 제르망의 학생들 과제를 읽어왔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에서 낯선, 부부가 온전히 둘만의 세계를 가꾸며(결국 망가지지만) 살아가는 방식이었고, 우리 사회가 가정에 강요하는 출산과 육아, 두사람의 부모 가족에 대한 의무 등이 베재된 모습이었다.

한국사회에서 결혼은  한사람이 다른 한사람과 사랑해서 독립된 가정을 이루는게 아니라 한사람이 나머지 한사람의 가족 구성원의 일부가 되는 양태를 보인다. 결혼에 양가 가족들이 경제적, 종교적, 문화적으로 각기 자기 가족의 방식을 한사람에게 강요하며 끊임없이 싸움이 일어나 결국 두 사람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건 그 두 사람의 관계이며 그 두사람이 새로운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사는 것인데, 결혼으로 인해 가치가 역전되는 모습을 보면 답답하다. 그것이 각기 다른 문화든, 종교든, 경제적 차이든 자기 가족들의 양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그냥 폭력일 뿐이다.

인더하우스

참 내가 이런 영화를 보면서 별 생각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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