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달달이들 2014-06-24-439

영달이는 미운 구석이 없는 고양이다. 요렇게 앉아있어도 예쁘고 저렇게 누워있어도 예쁘고 아장아장 걸어도 예쁘고 사뿐사뿐 어딜 올라가도 예쁘다.전에 지내던 집에서 혹독하게 훈련을 받았는지 집안에 있는 물건 뭣 하나 건드리는 일이 없다. 미달이가 집에 오기 전까진 퇴근하고 오면 테이블 위에 있던 종이 한 장 떨어져 있는걸 본 적이 없다. 어딘가에 늘 새침하게 앉아있고, 테이블이나 식탁에 올라가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고 쇼파에는 간식을 들고 꼬셔야 올라온다. 침대에 올라오는건 싫어해서 아무리 올라와 달라고 애원해도 올라오지 않는다.

그러다 간혹 우리가 잘때 올라와선 머리 위를 걸어다니고는 한다. 왜… 왜그러는거니.;;

달달이들 2014-06-24-243

 

처음에는 그저 조용 조용 가만 가만, 이게 고양인지 인형인지 알 수 없이 행동했지만 집에 조금 익숙해지고, 내가 밥주는 사람이란걸 알고 부터는 애옹애옹-뭔가를 요구하기도 한다. 내가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으면 꼭 이렇게 항의하는 표정으로 성큼성큼 다가와선 한두마디 하고 간다.

“야 너 거기서 뭐하냐. 내려와서 내 배나 좀 만져봐…”
달달이들 2014-06-24-449

그리고 내가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애옹애옹-거리면서 계속 따라다닌다. 밥 줄때까지. 근데 어쩐지 그 울음소리가 너무 귀여워서 일부러 시간을 질질 끌다가 다 씻고 밥을 내주기도 한다. 미…미안핟. 니 목소리가 너무 귀여워.ㅋㅋ

내가 쇼파에 앉아 있고, 주변에 간식 봉지가 있으면 이렇게 테이블에 올라와 날 보며 애옹애옹-거리기도 한다.

“집사야, 그거 내 간식이지? 줄거면 빨리 내놔라. 엉? 너 그거 안주고 뭐하는거냐”

달달이들 2014-06-24-070

 

평온하게 하루하루 잘 지내던 영달군, 병원에 가려고 이동장을 꺼낸 순간부터 심장이 쿵쾅쿵쾅뛰면서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차에 타고 가는 내내, 병원에서 기다리는 내내, 겁에 질려선 혀를 내밀고 덜덜 떨고만 있었다. 이러다 숨 넘어가는거 아닌가 걱정하다 나도 숨 넘어갈뻔.

 

달달이들 2014-06-24-214

 

영달이는 그루밍을 정말 열심히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장묘종 두마리가 사는것 치고는 그렇게 털이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열씸 열씸- 그루밍 하고 있는걸 보면 감히 방해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지고 어느새 미달이도 근처에서 오빠 따라 열씸-열씸- 그루밍을 하고 있다.

달달이들 2014-06-24-505

 

늘 어딘가에서 천하태평 이렇게 늘어져 지내던 영달군은 미달이가 오면서 조금 변했다. 미달이는 끊임없이 영달이를 따라다니며 귀찮게 한다. 영달이가 저렇게 누워 꼬리를 흔들고 있으면 곁에 와서 앞발로 꼬리를 잡고 때리고 물어뜯고 하는 식이다. 영달이는 자리를 조금씩 피해보다가 안되겠다 싶은 순간이 오면 미달이를 덮치고 포풍 그루밍을 시도하는데, 미달이는 절대 가만 있지 않는다. 앞발 뒷발 모두 발버둥을 치며 영달이 얼굴을 가격하다가 도망가기 일쑤인데, 그런 미달이를 쫓아가다가 우다다가 시작된다. 보통 거실에서 지들 방까지 힘차게 뛰어갔다 왔다 하는데, 그러면서도 뭐 하나 넘어뜨리거나 어지럽힌적이 없었다. 어제까지는.;;

보통 우다다는 미달이의 귀찮게하기 작전으로 시작되지만, 간혹 영달이가 먼저 미달이에게 다가가 그루밍을 시도하다가 시작되기도 한다. 그루밍은 곧 레슬링으로 이어지고 레슬링이 우다다로 이어지는 식이다. 집사인 나로서는 애들이 사이좋게 잘 뛰어 노는걸로 보고싶지만, 저게 정말 뛰어노는건지, 분노의 달리기를 한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도 서로 하악질을 하거나 발톱을 날카롭게 세우고 싸우는거 같진 않다.
달달이들 2014-06-24-512

어제 자려고 누워있는데 남편이 부른다. “영달이가 사고쳤어.”

“뭐? 미달이 아니고 영달이라고?”

“응. 빨리와봐 영달이가 사고쳐썽…ㅜㅜ”

가보니 큰 대접에 담긴 물은 다 엎어져 온 방을 적시고 있고, 사료 그릇도 넘어져 물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다. 이.. .이런 사고를 영달이가 쳤을리가 없는데, 어쩐지 미달이는 방에 들어온 적도 없다는 듯이 거실에서 놀고있고 영달인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문밖으로 도망나와서 우리 눈치를 보고 있다. 우다다를 하다가 대차게 슬라이딩을 하며 그릇을 죄다 엎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보고도 걸려 넘어지거나 한건 아니다. 미끄러운 바닥이 잘못한거다. 바닥 이 나쁜놈!

얼어있는 영달이 모습을 보니 화가 나긴 커녕 너무 귀여워서 “영달아 괜찮아. 금방 치우면돼” 하면서 다가가는데, 자기가 친 사고에 놀랐는지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도망가더니 저렇게 숨어버렸다. 조금있으면 울 것 같은 저 녀석을 간식으로 꾀어내 달래주고 잠자리에 들었다. 미달이가 사고 친 거였으면 마구마구 혼내줬을텐데, 어쩐지 영달이가 사고를 치니, 이녀석이 이제 눈치를 덜 보고 조금 편해졌나 싶어 마음이 놓인다. 그래, 나 차별한다.

 

14_06_24_15_44_58_56698527_846930886

 

야.. 근데 왜 니가 울라 그러는건데.;ㅁ;

 

Advertisements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