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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목가

 

필립로스의 책이 새로 번역출간되었는 소식이 보이자 마자 잽싸게 구입했다. 그래 나 영문과 나왔다. 그래도 번역 되어야 읽는다. 게다가 정영목 선생님 번역이다. 내가 원문으로 읽는거보다 이게 낫다. 흥.

이 유대인 할배의 글을 읽는건 독서 라고 표현하기엔 정신적 노동의 강도가 꽤나 크다. 노인의 글을 통해 가상의 경험을 하고야 말기 때문에 읽는 내내 힘들고, 읽고 나서도 힘들다.

기억속의 낙원. 추락. 잃어버린 낙원. 소설은 한 삶을 이런 순서로 보여준다. 누군가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시모어 레보브의 낙원 같은 삶. 알고보니 그 낙원에서 벌어졌던 끔찍한 추락의 시간들. 그리고 추락 이후 시모어 레보브가 겪어내는 잃어버린 낙원에 대한 기억과 이 모든 것에 대한 물음들.

그러나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그놈의 낙원이란걸 실제로 사는 삶이 있을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생긴다. 너의 삶도 나의 삶 만큼이나 부당하고 비합리적인 어떤 힘의 방해를 받고 있기에 결국 목가도 낙원도 저 멀리 있을 뿐이다.

하루가 끝나면 꿈을 꿔, 꿈을 꿔, 그러면 그것이 현실이 될지도 몰라. 세상이란 절대 보이는 것만큼 나쁘지 않아. 그러니까 꿈을 꿔, 꿈을, 꿈을. – 조니 머서, 1940년대의 인기가요 ” Dream>에서.

소설이 시작되기 전, 목차 앞부분에 언급되는 노래의 한 구절이다. 스위드 레보브는 꿈을 꾼다. 그들의 가정에 일어난 일이 꿈이었으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그런일이 있기 전에 그가 일군 가정이 얼마나 완벽하고 평화로운 가정이었는지를. 그런데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되돌아보고, 답을 구하는데 실패한다.

이런 그에게 그가 회상하는 잃어버린 낙원이 얼마나 비현실적이었는지를 알려주는 사람이 둘 있다. 하나는 그의 동생 제리로, 그는 시모어의 삶이 다른사람들에게 얼마나 숨막히고 견디기 어려운 것들을 포함하고 있었는지를. 그리고 시모어의 딸 메리가 왜 그런일을 저지를 수 밖에 없었는지를 시모어에게 이야기한다. 또다른 하나는 메리를 데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를 협박하고, 그가 이룬 모든 것들을 부정하며 시모어를 썩어 문드러진 자본가로 생각하는 리터 코언이다.

시모어는 리타 코언의 이야기에는 전혀 수긍하지 못한다. 그에게 그녀는 메리를 인질삼아 자신을 욕보이려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이 순진한 자신의 딸을 감언이설로 꾀어나 엄청난 짓을 벌이게 만들고 그마저도 손아귀에 넣고 조종하려는 세력이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다. 부를 쌓아놓고,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저지른 무자비한 행동은 다른편 사람들의 꼬임에 넘어가서 벌어진 비극일 뿐이며, 그 다른편은 어떤 순수한 동기나 목적도 없이 자신들을 파괴시키려고만 할 뿐이라고 여기는 어떤 사람들.

자기보다 많이 가지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부는 무조건 부정한 방법으로 착취를 통해 쌓아 올렸다고만 여기고 승냥이처럼 달려들고 싶어하는 어떤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대립하며 사는 세상에는 꿈도, 낙원도, 목가도 없다.

유대인의 삶이든, 성공한 미국인의 삶이든, 성공한 유대인의 삶이든, 당신의 삶이든, 나의 삶이든, 누구의 삶도 안전하지 못하다. 우리가 그들과 함께 하는 이상, 역사가 될 시간을 겪어내고 있는 이상 우리는 그들 모두를, 그들 모두는 우리를비난하고 거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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