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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063

아이슬란드로 여행을 오면서도, 이곳에서 빙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은 안했었다. 그저 막연히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이상한 음악가들(Sigur Ros…?)이 사는 땅을 밟아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호텔에 도착해서 우리가 여기서 뭘 하면 좋을지 물어보니 아주 친절하게도 코스를 짜줬다. 그렇게 빙하며, 폭포, 간헐천, 아메리카판과 유라시아 판이 갈라선 지점 등을 돌아다니다 보니 이게 신혼여행인지..지구탐험대인지 구분이 안 갈 지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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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포스(Gullfoss). 엄청 큰 폭포인데, 사방이 꽁꽁 얼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소리를 내며 폭포수가 떨어지고 있었다. 너무 추워서 목도리로 얼굴일 꽁꽁 싸매고, 장갑 낀 손을 덜덜 떨며 새찬 바람을 맞아가며 이른 아침 폭포를 구경했다. 시간이 일러 우리가 도착했을땐 아무도 없었고, 우리가 떠날 때 즈음부터 단체 관광객들이 오기 시작했다. 호텔에는 한 무리의 아주많이 나이든 일본인 관광객들이 있었는데, 이곳엔 중국인들이 심심치 않게 보였다. 요즘엔 정말 어딜가나 중국 관광객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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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폭포소리가 들리고 하늘은 정말이지 넓고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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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 본 간헐천. 게이시르(Geysir) 간헐천이라고 한다. 저렇게 수증기가 일어나다 한 순간 뜨거운 물이 푸악! 솟구친다. 다음번 폭발(?)을 보려면 20분 정도를 기다려야 하는데 한 세번 기다려가며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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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시르 간헐천을 보고 근처 휴게소 같은 곳에 들러 간단히 점심을 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밥 먹을 만한 식당 찾기가 어려웠다. 우리가 레이카비크 시내에 머물지 않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외식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것 같았다.

사진 속 햄버거는 약 15년전쯤 고속도로 휴게소나 중/고등학교 매점에서 팔 법한 얇디 얇은 고기 패티 한장에 들어가 있는 퍽퍽한 버거였는데, 사진상에 보이는 버거2개, 감자 하나, 생수 한병이 다해서 3만원이 넘었다는 사실. 정말 헉 소리나게 무서운 물가다. 음식이 맛이 없는 대신 물 하나는 끝내주게 맛있다. 물 맛의 차이가 이렇게 현격하게 날 수도 있다는 걸 처음 깨닫게 해 준 물. 그래서 벌컥벌컥 많이도 마셨는데, 어느날 마트에서 생수를 계산하려고 하니, 우리 앞에서 미리 계산을 하고 있던 아줌마가 “야 이 물 뭐하러 사먹냐. 니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이랑 이거랑 똑같아.!!”라면서 핀잔을. ㅋㅋ 근데 정말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먹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물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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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판과 아메리카판의 경계에 있다고 해서 찾은 싱벨리어(Thingvellir) 국립공원. 고등학교때 지리시간에 배운 판과 판 사이에 서 있으려니 정말 지구탐험대가 다 됐구나 싶었다.

굴포스-게이시르 간헐천-싱벨리어 국립공원을 합쳐서 골든서클이라고 한다. 아이슬란드 여행할때 꼭 거쳐가는 곳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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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는 그 다음날 찾은것 같다.  에이야프야틀라이외쿠틀(Eyjafjallajokull) 빙하의 한 자락이다.(저 이름은 아직도 외우지 못한다. Jokull이 방하란 뜻이라고 했다) 저 천년 만년의 세월을 겪은 얼음 위에 보이는 검은 자욱들은, 2010년에 폭발한 화산재라고 한다. 빙하를 보러 간다고 신이 나서 출발하긴 했지만, 막상 저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을때는 “우와…” “우와아아아아아아…’ 라는 감탄사 밖에 할 말이 없었다.

얼음 안에 켜켜이 숨어있는 가늠할 수 없는 시간들이 그대로 발 밑에서 전해져 오는 것만 같았다.

아이슬란드는 정말 내게 그 어느 나라보다도 이국적인 땅으로 다가왔다. 빙하와 화산, 하늘과 바다, 그리고 단층까지. 어쩌자고 이런 대자연들이 이 섬 나라에 모여있게 되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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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젠을 갖춰 신고 빙하 위를 걷는 투어가 있었지만, 나의 체력적 한계를 고려하여 패스하고.. 대신 난쟁이 신발(발목까지 오는 베어파우다.;;)를 신고 과감히 빙하에 올라갔다! 빙하 크레바스에 한번 빠지면..  시신 찾는데만 몇십년이 걸린다고 하니 조심조심 몇발자국만. 그래도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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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얼음에 담긴 수천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내 옆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고 하면 너무 과장이 심한걸까. 하지만 내가 보고 만지고 지나온 저 빙하는, 그냥 차갑고 서늘한 얼음이 아니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빙하를 보고 차를 훅훅 달려 찾은 검은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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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날 밤, 우리는 콜을 받았다. 오로라 콜. 서둘러 겉옷을 챙겨 입고 난쟁이 신바을 신고 발코니로 나갔다. 우리가 1번 방이라 가장 먼저 콜을 받은 것 같았다. 밖에 정말 초록의 빛 커튼이 일렁이고 있었고 한켠에 옅은 분홍빛 빛 커튼이 일렁이고 있었다. 사진으로 봐 왔던 것 만큼 선명하고 또렷한 초록은 아니었지만, 검은 밤하늘에 분명이 그것이, Nothern Light가 있었다. 그래서 찍은 오로라 사진. 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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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우리는 오로라를 보러 가는 주제에 DSLR은 커녕 똑딱이 카메라 하나 들고가지 않았다. 노던 라이트는 아이폰에게 본인의 존재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 와중에 플래시를 빵빵 터뜨려가며 담배를 꼬나문 옆방 미국인 아저씨아 한판 싸웠다. 그거 좀 치우라고. 카메라 말고 담배 좀 치우라고…..;;

사진이 뭐 중요했던가.  아이슬란드에서 우리는 노던 라이트도 보았고, 기대한 적이 없는 자연의 선물을 잔뜩 받고 돌아왔다. 아래 사진은 해가 지고 있는 아이슬란드의 바다다. 너무 아름다워 잠시 차를 세우고 한참을 보다 왔다. 그리고 우리가 본 아이슬란드는 아이슬란드 땅 서/남부의 한 조각일 뿐이니, 언젠가 꼭 북부를 경험하러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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