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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073

마지막 날은 레이캬비크에서 보내기로 하고 길을 떠났다. 끝이 없을 것만 같은 길을 달리다 보면 설산과 낮게 내려앉은 하늘, 그리고 바다를 동시에 보는 일이 잦다. 끊없는 설산이 펼쳐지다가도 문득문득 한번씩 저렇게 마을의 불빛이 빛을 비추면 아.. 이곳에도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구나. 이 산 속에 옹기종기 모여서.. 하며 감탄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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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라군에 가던 이 날, 눈보락 휘몰아쳤다. 아이슬란드의 눈보라는 대관령의 그것보다 빠르게 휘몰아 쳤고 우리는 엉금엉금 기어서 블루라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날씨에 노천온천이 말이 되나 싶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었다. 꽤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 눈보라를 걱정하며 노천탕으로 들어갔다.

이런, 물이 뜨뜻미지근 했다. 한국이나 일본의 온천물과는 달리 사람의 체온보다 1도 정도 높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고 했다. 물이 너무 뜨겁지 않아 오히려 오래 머물기 좋았고, 그 온도에 곧 적응이 되었다. 물 밖에 나온 얼굴은 눈보라에 발갛게 얼었지만 뜨거운 수증기 속에 있는 것 보다 오히려 상쾌하니 좋았다. 미친듯이 휘몰아치던 눈보라느 점점 눈송으로 변해갔고,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가운데 에메랄드 빛 물 속에서 천연 암석이 눈을 막아주는 곳에 웅크리고 앉아 남편과 사소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멀리 동유럽에서 온 것 같은 고등학생들이 물놀이 하는 모습을 구경하기도 하고, 은퇴 후 여행을 나선 프랑스 노부부와 이야기도 나누고, 우리고 아이슬란드에서 보고 느낀 소소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리곤 얼굴에 화이트 머드를 덕지덕지 칠하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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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와서 다니기 힘들어서..성당은 밖에서만 구경.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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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한 차량을 반납하기 전에 기름을 채워넣고, 차를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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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찾아간 곳은 레이카비크에 여행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찾는다는 꼬치구이 식당에 왔다. 여행을 가면 주로 트립어드바이저로 갈만한 식당을 찾는데, 레이캬비크에서 당시 일등 먹던 식당이다. 고급 식당은 아니고 가볍게 가서 즐길만한 식당이지만….그래도 간단히 둘이 요기하는데 10만원쯤 든다.;

간단한 꼬치 몇 개와 랍스터 스프, 와인과 맥주, 그리고 고래고기를 주문했다. 아이슬란드에 왔으니 한번쯤 먹어봐야겠다 싶어 주문한 밍크고래는… 가죽같이 질기고 비린 맛이었다. 오빠는 꾸역꾸역 먹다 도저히 안되겠다는 듯 수저를 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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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가 음식인 나같은 사람에게 아이슬란드는 괴로운 여행지가 될 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멋진 경험을 선사해 줬으니 그걸로 만족하지만, 그래도 음식은 정말 거지같았다.

아이슬란드에서 먹은 것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 호텔에서 추천해준 호텔에서 머어어얼리 떨어진(차로 2시간) 해변 마을에 있던 작은 카페에서 먹은 점심식사 였다. 사람이 그리워 보일 정도로 텅 비고 쓸쓸해 보이 그 카페에는 모르고 들었어도 아이슬란드 음악인줄 알았을 법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굳이 내색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방문을 반기는 듯한 점원이 있었고, 육즙이 풍부한 닭고기와 생선요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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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이곳 보다 멋진 신혼여행지는 없었을 것 같다. 언제가 조금 더 나이가 들어 더 두려운 것이 없어질 때쯤 꼭 아이슬란드의 북부를 여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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