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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를 이용해 2박 3일 일정으로 순천에 다녀왔다. 국내 여행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갈 때마다 가장 걱정되는 건 숙소. 부산 같으 좋은 호텔 & 리조트가 많은 곳은 괜찮은데 전라도는 아무래도 숙박시설이 부족하다. 남해 등지에 고가의 펜션이 많이 생긴것 같지만 순천쪽에서 좀 깨끗하고 괜찮다 싶은 호텔은 이미 방이 없다.

그러다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을 위해 만들었다는 저렴한 숙소를 하나 찾았다. 아뜰리에 레지던스란 곳인데, 1박에 6만원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깨끗한 시트와 화장실(숙소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역시 이거지.)을 제공하는 레지던스 시설이다. 예약을 문자로 해야 하고 100% 선입금을 해야 하고 욕조가 없는 것 말고는 좋았다. 방 안에 딱 필요한 것만 있었고, 무엇보다 시트와 화장실이 깨끗했다.

목요일 퇴근하고 출발해 하루 자고 아침에 찾아간 곳은 송광사. 3대 사찰 중 하나라고 했다. 너른 대숲을 지나면 개울이 흐르는 곁으로 절이 나타난다. 사람의 손길과 정성이 곳곳에 느껴지면서도 자연과 어울어지는 명승고찰이란 단어를 생각나게 하는 그런 절의 모습이었다. 절 건물에 있는 그림도 구경하고, 잘 손질된 나무도 구경하고, 계곡 물 옆에 잠시 앉았다 다시 산책길을 걸어 나왔다. 이런 시간들이 필요했다는걸 여행지에 와서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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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으로 건너가 숯불고기를 먹고, 순천만 생태공원으로 나섰다. 순천만 생태공원. 이름이 별로 재미있지 않아 갈까말까 백번을 고민하다 최근에 이곳을 다녀온 친구의 사진 몇장에 끌려 결국 가기로 했는데 역시나 가보길 잘했다. 탁 트인 너른 평지와 하늘. 풀 냄새 섞인 바람. 구름 덕에 뜨겁지만은 않았던 햇볕까지. 40분가량 낮은 산을 올라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평하지 않고 숲 내음을 맡으며 이런저런 사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전망대 까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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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흐리긴 했지만 그덕에 무덥지 않았고, 내려오는 길엔 저런 보기 드문 광경도 볼 수 있었다. 구름 사이로 비춰 내려오는 햇빛이라니. 건물로 빽빽이 메워진 하늘에서는 도무지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아이슬란드에 갔을때 남편과 내가 느꼈던 속이 뻥 뚫렸던 그 감정들이 어디서 비롯된건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가 얼마나 시각 공해에 파묻혀서 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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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맛집” 등의 검색어로 검색하면 특정 식당 몇개에 대한 리뷰가 수십개 이어진다. 그중 만족스러웟던 식당은 하나도 없었다. 만족스럽지 않은 줄은 알지만, 낯선 지역에 가서 원하는 메뉴를 파는 식당을 막무가내로 찾기도 어려운 노릇이기에 찾아가긴 하지만 언제나 실망한다. 그래도 블로거들은 맛집이라며 엄지척 세우는데, 그들이 쓴 다른 포스팅을 보면 자기가 식사한 모든 집이 맛집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냥 숙소 앞에 있다는 서대횟집을 찾았다.

순천&광양&고흥에서 한 식사 중 가장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서대회도 맛깔났지만 밑반찬들이며 된장국이며 뭐 하나 맛없는 음식이 없었다. 하나 아쉬웠던건 밥. 한식을 제공하는 식당에서 “찐밥”을 먹고 나면 다른 음식이 아무리 좋아도 어딘지 찜찜한 마음으로 계산을 하게 된다.

그 다음날에는 오전 일정만 마치고 집으로 서둘러 왔다. 소쇄원에 들르기로 되어 있었지만 이녀석들이 걱정되서 저녁먹기 전에 집에 가야만 했다. 밥&물 넉넉하게 주고 화장실 청소 깨끗하게 해놓고 모래를 듬뿍 부어주고 오긴 했지만,

얼마나 불안했을까.

이 닝겐들,,, 왜 안오는거야!! 설마 오늘도 안오는거야? 하면서 이틀밤을 보냈겠지.

다행히 집에 와 보니 잘 있다. 남편이 물그릇 하나를 가스렌지 위에 올려두고 가는 바람에 물이 부족했던거 같았지만 그거빼곤 잘 있었다. 이박삼일만에 집에 왔다고 막 다른집 고양이들처럼 포풍 귀가 세레모니를 보여주진 않았지만 꼬박 하루동안 우리를 졸졸 따라다녔다. 생전 안 따라 들어오던 화장실에도 들어오더라.

집에 들어오니 이틀 묵은 똥냄새가 온 집안에 퍼져 다이소에 가서 또다른 탈취제를 사왔다. 모래에 뿌리는 탈취제도 여러종류 사보고, 방에 두는 방향제도 여러종류 사보고, 숯도 사봤지만 효과는 그닥. 이번에도 별 기대는 안한다. 똥냄새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니 종이책 언니가 생식을 권했다. 내가 비위가 약해 애들에게 그걸 먹일 자신이 아직은 없지만 언젠가는 시도해봐야겠지. 똥냄새에서 해방될 수 만 있다면야.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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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밥먹는 얼굴을 보고 싶어서 식탁에 안주고 바닥에 내려줬다. 고새 미달이가 좀 큰 것 같다.

1박 2일 잘 있더니 2박 3일도 잘 보낸걸 보면, 여름 휴가 갈 때 3박4일도 두고 가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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