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IMG_3706

퇴근하고 집에 오면 다섯번중에 세번은 이녀석들이 현관 앞에 마중을 나와 있다. 나머지 두번은 영달이는 자기방 피아노 위에 늘어져서 졸린눈을 꿈뻑대며 “집사야 벌써 온거냐.” 하고 있고, 미달이는 거실 테이블 위에 길게 늘어져 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리고 있다.

그럼 녀석들은 하나씩 차례로 안고 누나 안보고싶었냐며 나는 니들이 너무 보고싶었다며 한바탕 소란을 피운뒤에 놔주곤 한다. 영달이는 5초쯤은 안겨있다 발버둥치기 시작하고, 미달이는 그것보단 조금 더 오래 참아준다.

사람들이 없을 때 높은 곳에 올라가 자는걸 보면 고양이들이 높은곳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남편도 고양이들이 아직 우리 집에 오기도 전에(영달이를 입양하려고 면접보고 있을시절) 캣타워가 하나 있어야 한다며 캣타워 노래를 불렀었다.

물론 나도 사주고 싶었는데, 애들이 온지 3개월도 지난 지금 까지 캣타워가 없었던 이유는, 10만원대의 저렴한 캣타워들은 보기에도 지저분한 패브릭을 덕지덕지 붙인 몰골이어서 도저히 우리집에 놔둘수가 없었고, 왠만큼 마음에 드는 원목 캣타워나 캣폴은 적어도 30만원 정도는 되야 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이 우리집에 오고 나서 고양이 관련 비용은 첫 두달동안 100만원을 훌쩍 넘어섰고, 나의 지갑은 점점 얄팍해지고 있어서 못사주고 있었다.

그런데 드디어 적당한 가격에 디자인도 깔끔한 원목 캣타워를 찾았다. 심봤다. 그래서 산…… 건 아니고, 고등학교때 친구들인 북청사자패*친구들에게 생일선물로 받았다. 물론 내 생일 선물로.; (보고있진 않겠지만 얘두라 고마워)

* 북청사자패 : 여섯명의 고등학교 동창들 모임. 가장 마지막에 결혼하는 구성원의 결혼식에서 나머지 다섯명의 구성원이 북청사자패 놀이를 하기로 함. 현재 2명이 결혼했고, 세번째 구성원이 10월에 결혼할 예정이다.

IMG_3581

주문한지 어언 이주만에 도착한 택배. 현관문 앞에 놓고 가신걸 집에 들여다 놓는다고 문열어놓고 낑낑대고 있었더니, 영달이는 소리에 놀라 누가 온줄 알고 밥먹다 말고 침실 커튼 뒤로 숨었다. 이 겁쟁이. 이렇게 겁이 많아서 어디다 쓸까 정말 걱정이다. 미달이는 이게뭔가 내껀가 하며 택배 상자 옆을 요리조리 뛰어다녔다.

IMG_3594 IMG_3601

그러나 이걸 내가 조립할수는 없어서 “아빠올 때 까지 기다려야돼. 아빠 오면 조립해줄게” 했더니 이렇게 현관 앞에서 둘이 죽을 치고 기다린다. 야, 너네 정말 알아듣고 그러는거야? 어? 그런거야?

IMG_3606

집사야 집사야 언제올꺼니.

IMG_3605

기다리다 목 빠지겠다. 휴.

결국 남편은 11시가 되어서야  터덜터덜 좀비가 된 채로 퇴근했고 오자마자 노동에 투입! 뚝딱뚝딱 캣타워를 조립해줬다. 대충 얼개를 맞추고 나사를 조이기 위해 캣타워를 세웠는데, 세웠는데, 세우자마자 밑에서 지켜보고 있던 영달이가 허겁지겁 캣타워 위로 올라간다. 뭐든 새로운 거면 무서워 하는 녀석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뛰어 오르다니. 지껀줄 알았나보다.

IMG_3645

킁킁 냄새 몇번 맡아보고

IMG_3628

가르쳐 준 적도 없는데 스텝에 따라 한발 한발 올라가더니

IMG_3613

금새 꼭대기에 앉았다.

IMG_3614

야, 이거 괜춘한데?

IMG_3618

미달이가 꼭대기 자리를 넘보니 무섭게 째려본다.

  IMG_3634

꼬맹이 미달이는 아직 어떻게 올라가는건지 허둥지둥. “언니 나도 올려줘”

IMG_3630

오빠야 나도 올라갈래

이눔 지지배가 저리가!!

영달이는 미달이를 피해 높이 올라갔다, 미달이가 올라오니 내려가 버렸다. ;ㅁ;

그리고 이건 정말… 웃겼는데, 마땅히 캣 타워 놓을 공간이 없어서 거실 창 옆에 놔줬더니, 영달이가 창문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놀라서 달려들었다. 꺽꺽 소리까지 내면서 창을 마구마구 후려친다. 미달이도 같은 자리에 올라가더니 창에 비친 자기를 보고 끼이약 끼이약 소리를 내면서 솜뭉치로 창을 마구 가격하더라는. 웃겨서 기절할 뻔 했지만, 저러다 애들 떨어질 것 같아서 창엔 커튼을 쳐줬다.

IMG_3637

야! 너 누구야! 너 거기 딱 가만있어봐!!

IMG_3647

밤 열두시가 되서야 완성된 캣타워. 저날은 올라가서 잘 놀더니만 어제는 그냥 저냥 시큰둥. 그래도 익숙해지면 올라가 있겠지 뭐. 이렇게 사고싶었던 물품 하나를 또 가지게 되었다. 이제 뭐가 남았냐면… 유모차랑, 캐치미이프유캔이랑, 애들 체중계랑, 뒷발팡팡쿠션이랑, 또 뭐있지…?

Advertisements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