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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휴가철이 아닌 시기에 놀러갈 수 있는 기회였다. 결혼하고 나니 이런 명절따위 개나 줘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샘솟는다. 추석을 앞두고 지인들이 “시댁가니?”라며 인사를 시작할때마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 

“부모님 뵈러 가니?” “고향 가니?”가 아닌 “시댁 가니?”

남자들에게 명절에 “처갓댁 가니?”라고 묻는 사람은 없는데, 왜 나는 저런 인삿말을 들어야 하는가.

나는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는다. 가지 않기로 했다. 명절이 가족과 시간을 보내야 하는 날이라면, 우선 난 남편과 시간을 보내야 옳다. 하지만 남편은 남편 부모님에게, 나는 우리 부모님에게 자식이고 가족이고. 이제 우린 독립해서 매일 얼굴 보는 사이가 아니니 명절을 이용해 얼굴 보고 시간을 보내는게 좋을 수 있다. 그래서 난 우리집에, 남편은 시댁에 가는게 차선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둘이 못 보내는 대신, 평소에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다른 가족들과 각자 시간을 보내고 오는 것. 합리적이고 공평하지 않나?

시부모님이 명절에 굳이 나를 보고싶다고 하여도, 우리 부모님이 나를 보고싶은 것 만큼 보고싶어하실리 없다. 절대.

반대로 우리 엄마아빠도 사위도 함께 보면 더 좋겠지만, 굳이 사위가 자기 부모님을 보는 대신 자신들을 보러 오는것 까지 바라진 않으실 거다. 그리고 오히려 그런다고 하면 부담스러워 할 게 분명하다.

내가 생각하기엔 시부모님도 내가 명절에 우리집에 안가고 시댁에 가면 “얘가 지 부모님도 보러가기 전에 우리집엘 오다니 아이고 부담스러워.” 해야 하는데, 현실은. 정말이지 개떡같다.

각기 가족마다 상황이 다르고, 지내온 시간이 다르다. 우리집은 명절에 아빠는 친가에 혼자 가고, 엄마는 집에서 외갓집 차례를 지낸다. 올해는 동생도 군대에 가고, 아빠는 대구에 간다. 딸이 시집갔다고 명절날 아침에 시댁에 가면, 우리 엄마는 뭐가 되나? 이런 상황에 나에게 자기 집에 굳이 가야만 한다고 우기는 남자였으면 아마 난 결혼을 하지 않았겠지. 그런면에선 남편에게 늘 고맙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잘못한 건 아니다.

죽은 사람들이 남긴 이상한 풍습, 명절에 며느리는 시댁에 가야 한다는 알수없는 규칙, 따위 개나 주라지. 흥!

개..개야 미안. 고양이 한테 줄 순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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