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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남은 휴가를 쓰며 며칠 집에서 뒹굴거렸다. 추우면 굴청소를 하고 방안으로 들어가 웅크리고 지내던 버릇을 못 버리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에서 보냈다. 겨울엔 바깥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집안에서만 생활하는지라 운동도 드문드문 가고, 가죽공예는 아예 중단해버렸으며, 친구들도 잘 안 만난다. 겨울만큼 집이 좋은 계절이 없다.

집에서 먹은 음식 사진들이 좀 모였다.

1. 토마토 소고기 스튜.

두번이나 만들었는데, 만드는 방법이 그새 생각나지 않는다. 소고기랑 야채를 올리브유에 볶다가, 토마토홀 통조림을 넣고 월계수입을 넣고 푹 끓이면 되는, 그런 간단한 요리였던 것 같다. 집에 가까이 지내는 언니 두명을 초대해서 같이 먹었다. 썩 맛있는 음식은 아니었겠지만 내가요리를 했다는데 의의를 두고 먹었을거다. 이날 뱅쇼도 같이 끓이느라 정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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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어구이와 크림소스

남편이 출장가고 없던 어느날 저녁, 더이상 인스턴트를 먹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동네 마트에서 연어를 샀다. 이거라면 나도 구울 수 있을것 같았다. 그리고 크림소스도 한통 샀다. 최대한 비싸고 좋아보이는걸로 샀다. 소스맛으로라도 먹어야 하니까. 연어를 굽는데 대체 어느정도로 구워야 알맞은건지 알 수가 없어, 너무 많이 구운 탓에 조금은 퍽퍽한 살을 먹어야 햇고. 크림소스에 양파를 썰어 넣은 것 까진 좋았지만, 소금을 너무 뿌려 맛이 짰다. 그래도 라면이나 햄버거, 레토르트 국을 데워먹는것 보다는 좋은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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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래사 어묵

현대백화점 식품관(무역점)이 새단장을 했다고 떠들던 차에 근처에 갈일이 있어 들러보았다. 고래사 어묵과 존큭델리미트가 들어와 있었다. 밀가루를 첨가하지 않은 어묵을 몇개 집어와 레인지에 데워먹었는데, 아.. 어묵은 원래 이런맛이구나. 새삼 느꼈다. 어묵이 생선살로 만들어졌다는걸 맛으로 알 수 있는 그런 맛. 더 많이 사올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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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고기 크림소스 리가토니

어느 주말엔가, 남편에게 호기롭게 파스타를 해주겠다고 하며 만들어봤는데 몇 입 못 먹고 버렸다. 파스타는 사먹는 음식이다.  면의 삶은 정도, 크림소스의 농도와 간, 고기의 익힘 정도를 모두 치밀하게 계산해야 하고, 어느정도 익혔을때 어느정도 익는다는 감이 있어야 하는데 내가 그런게 있을리가. 내가 너무 얕봤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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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슈톨렌

럼에 절인 과일을 잔뜩 넣어 만든 빵이다. 크리스마스 즈음에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독일사람들이 먹는 빵이기도 하다. 슈가파우더에, 과일에, 아주 달짝지근하고 농도가 진한 그런 빵이었다. 크리스마스 즈음 해서 한번 사먹었는데, 내년에는 글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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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아침식사

계란은 너무 소중한 음식이다. 바쁜 아침에 프라이팬에 툭 깨 넣으면 금방 익고, 계란 한개 곁들이면 빵 한쪽으로도 식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겨울이 깊어갈수록 나의 기상 시간도 늦어만 가고 요즘은 이 정도의 아침도 못 챙겨먹고 나오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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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크리스마스

이런날은 집에 있는게 가장 좋다. 밖에 나가면 사람에 치이고, 돈에 치이는 그런 날.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동네 좋아하는 베이커리에서 케익을 사와 초 하나 켜놓고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셨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즐겁고 따뜻한 하루를 보내게 해 준 신에게 감사하게되는 그런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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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굴보쌈

회사에서 선배가 김장김치를 하고 남은 절인 배추에 김치속과 굴을 싸먹었다는 얘기를 한 후로 굴보쌈이 너무너무 먹고싶어졌다. 마침 동네에 굴보쌈집이 있어 다녀왔는데 맛이 꽤나 괜찮아서 다음번엔 포장을 해왔다. 설거지도 하기 싫고 요리하기도 싫은 휴일 저녁 한 상 차려놓고 티비보며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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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오징어볶음과 소면

어느날인가 퇴근하고 요가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남편이 꽃게탕을 끓여놓고 기다렸던 적이 있다. 이 날도 현관앞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냄새가 풍겨왔다. 이날의 메뉴는 오징어볶음과소면. 한동안 집에서 밥을 안해먹었더니 집밥이 너무 고파 요리를 했다고 한다. 맛있게 뚝딱뚝딱 밥 한그릇 잘 먹고, 다음날 점심엔 밥도 볶아 먹었따. 사진을 보니 다시 입에 군침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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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로스트 치킨

우리집엔 광파오븐같은 전자레인지가 있다. 결혼할때 친구들이 집들이 선물로 사준건데, 그동안 전자레인지로만 사용을 하다 문득 ‘아.. 여기 오븐기능도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닭을 한마리 구워보기로 했다. 이마트에서 2,800원짜리 닭을 한마리 사서 양념을 발라 감자와 함께 오븐에 구웠다. 싸구려 생 닭 한마리는 믿을 수 없을만큼 맛있는, 기름이 쪽 빠진 단백하고 촉촉한 로스트 치킨이 되었다.  생 닭 몇마리를 항시 냉동실에 구비하자고 호들갑을 떨어놓고 그뒤로 한번도 안 해 먹은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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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굴떡국

굴을 무척 좋아한다. 보통 어린이들은 생굴을 두려워 한다고들 하는데 나는 어릴때부터 생굴을 무척 좋아했다. 남편이 노로바이러스로 한차례 앓고 난 후라 생으로 먹긴 뭣하고, 굴은 먹고싶고 해서 먹게된 굴떡국. 남편은 어디서 이런 요리들을 다 배운걸까. 혼자 뚝딱뚝딱 조금만 부산을 떨면 굴떡국 한그릇 쯤은 금방 나온다. 남은 굴로는 굴전을 부쳐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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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치킨샌드위치

영달이랑 미달이 먹이려고 닭가슴살을 삶았는데, 미달이가 전혀 먹질 않는다. 그래서 남은 닭가슴살로 샌드위치를 해 먹었다. 빵을 버터발라 굽고, 마요네즈를 듬뿍 바르고 다시 마요네즈와 사과를 듬뿍 넣은 닭가슴살을 올리고, 상추잎 한 장 넣고, 치즈 한장 올렸는데 너무 맛있었다. 내가 이런 맛있는 음식을 만들다니.! 감탄하면서 배불리 먹고 출근했다. 비주얼도 나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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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홈메이드 요거트와 야채쥬스

새해를 맞이해 몸을 재정비하고 계신 남편님. 똥 잘 누고 소화 잘 되라고 매일 아침 야채쥬스를 만들어주고 있다. 첨가물이 들어간 요거트는 먹기 싫다며, 요거트도 배양하고 계시다. 덕분에 나는 아침마다 요거트와 야채쥬스를 먹고 아침마다 건강한 장을 몸소 느끼고 있다. 요거트는 영달이도 좋아해, 같이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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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는 영달이 하트 옹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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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달이도 우리와 함께 토실토실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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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엄마집에 갔다가 온 구석을 쓸고 다녀서 앞발이 새카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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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계의 허닌버터칩이라는 캣만두가 정식수입되어 부리나케 사다 바쳤는데, 반응이 영 시원치 않다. 물에 말아 줘서 잘 안먹은거 같긴 한데, 이 까다로운 냥님들 입맛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박영달, 뭐 먹고싶어. 말로 좀 하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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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oughts on “2015. 1. 16 – 집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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