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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추위가 지나고 요즘 낮에만 봄이 살랑 살랑 찾아 오는 계절이다. 우리 사무실은 한쪽 벽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볕이 좋은 날은 실내 기온이 천정부지로 올라고 3월임에도 불구하고 28도 29도를 찍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과감히 반소매 + 가디건 차림을 출근. 지금 반소매 입고 앉아있는데도 덥다. 해 지고 퇴근할때면 코트를 입어야 할테지만. 낮에 햇볕도 쬐고 새랑 노래도 하라고 거실-베란다 사이 창을 열어두고 출근한다. 창문을 열어주면 멀리서도 뛰어와 밖으로 나가는 우리 똥쟁이들. 요새 자주 저런 포지션으로 앉아서 바깥 구경을 한다. 그리고 새가 날아오면 미달이는 갸갸갸갹- 꺄악 꺄악- 갸갸갸갹 하며 새랑 같이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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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가가면 인기척을 느끼고 꼭 한번씩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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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때와 같이 창을 열어 주고 출근을 하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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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새 구경에 여념이 없는 달달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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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회사 갔다 올게! 하니 스윽 돌아봐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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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갔다오라냥. 인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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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새구경. 요새 털뿜이 너무 심해 두녀석 다 등판만 밀어줬다. 처음 밀 때는 막 울면서 밀었는데, 이제는 “오빠 여기도 좀 밀어봐” 하면서 후다다다닥 삭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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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새구경.

마침 출입구 바로 앞에 차를 세워 놓아, 애들이 아직도 베란다에 있나 하고 우리집을 올려다 보았는데 영달이가 있다! 게다가 영달이가 나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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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아볼 수 있겠지만. 저기 캣타워에 앉아 집사를 발견하고 눈이 땡그래진 박영달이가 있다. 잠시 후에 영달이가 불렀는지 미달이도 같은 칸에 올라와서 앞발로 유리를 짚고 서서 집사를 구경했다. 어찌나 웃기고 귀엽고 짠하던지. 이 날 얘네한테 손 흔들어주다 안 떨어지는 발길을 떼고 출근하느라 정말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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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샷. 집사를 발견하고 놀란 박영달.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그리고 봄이는 저렇게 궁뎅이가 큰 아줌마가 되었다. 우리집에 온 지 한달만에 왕궁뎅이 아줌마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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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 바보영달은 나이도 어리고 덩치도 어린 동생엑 졋다. 봄이 앞에서 꼼짝도 못하고 점점 움츠러들다가 끝내 뒷걸음질로 도망갔다. 어이구 저 순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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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싸움에서 이겼으면 이제 좀 잠자코 우아하게 계셔도 될 법 한데 여전히 달달이들만 보면 으르렁 하악이고,

심지어 저 멀리서 영달이나 미달이가 움직이기만 해도 으르렁 하악이다. 성질머리 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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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람은 매우 좋아해서, 달달이들이 없는 공간에선 저렇게 애교를 부리며 애정을 갈구한다. 날이 갈수록 애정 갈구의 강도가 높아져 밤에 안자고 찡찡대 요즘 베란다로 종종 퇴출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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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성화 수술을 하러 갔다. 달달이들이 다니는 병원엔 고양이가 네마리나 산다. 봄이는 고양이를 싫어한다. 병원에 가서 병원고양이 티드군을 발견한 순간부터 오만 신경이 곤두서버린 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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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니 눈 큰거 다 알아. 고만 부릅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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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고양이 티드군. 넘 예쁘고 순하다. 누가 만져도 얌전히 있고, 봄이가 아무리 하악대고 으르렁대도 신경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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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고양이가 하악대는데 이러고 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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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앞 급식소. 늘 이렇게 밥 & 물을 챙겨줘서 고정적으로 밥먹으로 오는 길냥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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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화 전에 혈액검사를 해야 했는데, 난 정말 병원에서 쫓겨나는 줄 알았다. 티드군 + 다른 고양이들 냄새에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진 봄이는 선생님 앞에서도 긴장을 풀지 않았고, 채혈하려고 잡는 순간 승냥이로 변신, 어른 세명이 얠 제압하고 체혈을 해야 했다. 내지르는 소리가 얼마나 살벌하고 악에 받쳤는지 나 정말 너무 무서워서 병원 다녀온 후로 한동안 봄이를 못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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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달이는 괜찮았는데 봄이는 마치 풀리고 많이 끙끙댔다.

한동안 예민해서 사람 긴장시키더니 요즘은 조금 나아졌다. 그래서 퇴근후엔 거실에 셋 다 풀어놓는다. 그럼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다 미달이나 영달이가 한번씩 움직이면 으르렁으르렁 하악.

봄이가 오고 달달이들의 성격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몇가지 있다.

일단 영달이는 바보라는것. 우리는 이제 영달이를 바보영달로 부른다. 봄이가 그렇게 싫다고 으르렁대고 공격하기도 하는데 영달이는 봄이 방 문만 열리면 뛰어들어갔다가 결국 쫓아 들어간 봄이한테 한대씩 맞고 나온다. 맞고 나옴 뭐해 쫌있다 다시 봄이 옆에 가서 킁킁 냄새맡고, 봄이 방에 들어가서 또 못나오고 갇히고의 연속인데. 영달이는 아무래도 학습능력이 없는듯. 봄이한테 몰려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걸 내가 구출해내려다 봄이한테 완전 공격당한 적도 있다.=_=

그리고 우리 미달이가 정말 똑띡이라는거. 영달이는 봄이가 아무리 하악대도 하악질 안한느데 미달이는 한다. “싫어!” 하고 의사표시를 확실히 하는 느낌. 그리고 절대 먼저 봄이 근처에 다가가지 않는데. 간혹 봄이가 으르렁대며 내 옆에 와있으면 그 모습을 한참 눈이 째져라 째려보다가 반대 방향으로 내 옆으로 가만히 온다. 약았다. 아직 미달이는 서열 싸움에서 지지 않은것 같다.

그리고 영달이보다 미달이가 질투심이 훨씬 많다. 영달이는 내가 봄이를 만져도 신경 안쓰는 눈치인데 미달이는 눈빛이 달라진다. 이건 봄이도 마찬가진데, 내가 영달이나 미달이를 만지고 있으면 다가와서 으르렁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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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카라를 한 우주고양이. 퇴근하고 보면 꼭 넥카라 벗고 있다. 머리가 작아서 잘 빠지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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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예뻐서 넥카라를 해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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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묘복 입고 넥카라 했지만 절대 지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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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쇼파를 거실에서의 자기 자리를 점찍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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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카라를 한 틈을 타서 드디어 발톱을 깍았다. 사람만 보면 만져달라고 엥엥거리고 애교도 많고 손만 대도 골골거리는 녀석이지만, 자기 싫어하는걸 할라치면 사납게 돌변해서 그동안 엄두를 못냈는데, 넥카라 하면 물지는 못하니까 단단히 안고 앞 발톱 다 깎았다.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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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중성화 하기 전 사진인데, 봄이는 나보다 남편을 좋아한다. 남편이 퇴근하면 이렇게 뒹굴면서 굼벵이 춤을 춘다. 이날 이후로 얘는 “굼벵이”라고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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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시킨다는 말에 덜컥 데려오긴 했지만 봄이 때문에 지난 한달간 스트레스를 꽤 받았다. 합사가 잘 됐으면 덜했을텐데 이녀석들을 격리해서 따로 돌봐주는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는 성묘를 우리 집에 새로 들이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임보도 이제 눈 질끈 감고 절대 다시 네버 안할거다..

그와중에 소득이 있다면 똥쟁이들 사이가 좋아졌다는거.

심지어 똥쟁이들 등판 민 날 미달이 먼저 밀고 영달이를 밀었는데, 영달이 털 밀고있는 화장실 문 밖에서 박미달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문을 벅벅 긁고 난리가 났다. 마치 ” 닝겐들아 뭐하는거냐! 우리 오빠 내놔라!” 하듯이. ㅋㅋㅋㅋㅋㅋ 너무 웃겨서 오빠랑 화장실에서 한참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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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달이가 미달이 그루밍 해주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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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빤히 보고 있는건, 으르렁으르렁 중인 굼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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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밍은 종종 이렇게 레슬링이 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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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이렇게 서로 그루밍 해주는 빈도가 크게 늘었다. 서로 물고 빨고 핥고 아주 눈꼴실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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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달..넌 니 몸이나 좀 그렇게 그루밍 하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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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두분이 매우 애정하시는 난롯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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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곁에서 자는애들 보면 왜글케 졸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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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지만 아직 저녁엔 집안 공기가 쌀쌀해서 난로를 켜두는데, 고양이들 이렇게 꾸벅 꾸벅 조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나도 절로 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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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 떡실신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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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 “자는데 주워가도 모름”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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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 안켜줘도 난로 옆에선 잘잔다”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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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걸레 한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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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걸레 두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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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입돌아가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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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에 자석처럼 붙어서 일어나곳 싶은데 못일어나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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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달이가 애타게 쳐다만 보고 있던건 붕어빵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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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제가 그 밀가루 + 팥 + 설탕 범벅의 붕아빵을 고양놈들에게 먹일 그런 사람은 아니구요, 이렇게.. 고양이용 붕아빵을 줬습니다.

바보영달. 아무리 바보라지만 니가 고양이라는것 까지 몰라서야 되겠니? 내가 밥상만 차리면 이렇게 달려와서 자기도 한자리 달라고 시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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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자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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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밥은 없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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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더러 저 고양이밥을 먹으라고? 진심이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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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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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냄새 맡더니 지가 먹을게 아니란걸 깨달음. “집사, 우리 살림이 어려운거냥? 너 여태 이런거 먹고 내 똥 치웠던거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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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도 나가서 돈 벌어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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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적으루다가 먹을건 좀 인간답게 먹자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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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고 있던건 약밥 + 계란프라이였는데. 미달이는 그릇에 흐른 달걀 노른자를 핥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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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놀러온 날. 파스타와 파스타를 탐하는 고양이.

영달이는 올해로 세살, 5월 22일이면 꽉 찬 세살이다. 그럼 뭐해. 이렇게 애기애기하고 바보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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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이거봐라 나 돈다. 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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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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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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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같은 얼굴 뒤에 숨겨둔 귀요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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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으로 게으름 피우는 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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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야 뭐하는거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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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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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분당 박영달 선생의 붕꾹은 여전하다. 요즘은 특히나 저 담요(덮은 나)를 애정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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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똥쟁이들 없을땐 오빠랑 둘이 무슨 재미로 살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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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houghts on “2015. 3. 27- 짠내나는 똥쟁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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