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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에서 유명한 사람들을 꼽자면 얼마전에 돌아가신 요리사 폴 보퀴즈 할아버지, 잘은 모르지만 이 사람 이름을 딴 극장도 있는걸로 보아 꽤 유명한 듯 한 건축가 토니 가르니에, 그리고 영화를 처음 만들었다는 뤼미에르 형제 정도가 있다. 리옹 지하철 역 중 Monplaisir-Lumiere 라는 역에 내리면 바로 옆에 뤼미에르 형제가 살던 집이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고 그 앞으로 영화관이 있다.  박물관에는 초기에 영화를 어떻게 찍었는지, 원리가 뭔지, 어떤 장비를 썼는지 등등이 전시되어 있고, 덤으로 뤼미에르 형제의 부모님은 리옹의 꽤나 부유한 부르주아였고, 형제가 매우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무튼 리옹에는 Institut Lumiere 재단이 있는데 이 재단에서 매년 3월 19일 뤼미에르 형제의 첫 영화 촬영을 기념하는 행사를 한다. 1895년 3월 19일 첫 영화가 촬영된 뤼미에르 가족의 공장(지금은 개조되어 극장 건물) 입구에서 첫 영화 장면을 시민들과 재현하는 행사다. 리옹에 살면서 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은 거의 없는데 (니하오충을 하루에 열번 만난다든지, 런치코스 먹으러 갔는데 엉트레만 먹고 배가 불러서 플라는 더 못먹겠다든지, 너 원자력발전이 뭔지 아니? 라는 질문을 받는다든지.. 친구는 땅콩이 뭔지 아는지 혹은 샴페인이 뭔지 아는지 라는 질문도 받아봤다고 했다), 이 행사에 참가하는건 리옹 사는 사람으로서 해볼만한 일이다 싶어 참가 신청을 했다.

Sortie d’usine 1895 (뤼미에르 형제의 첫 영화 장면)

명불허전 불란서 답게 가는길에 지하철이 서버려서 택시타고 어찌어찌 촬영 직전에 도착했다. 촬영 전에 영화관에서 이 행사의 취지를 설명해주고 어떤식으로 촬영이 진행되는지 설명해 주었다고 하는데 하나도 듣지 못했고 그냥 친구들이 가자고 할때 따라 나서서 카메라가 어디 있는줄도 모르고 카메라앞을 한번 지나가는걸로 나의 첫 영화 촬영은 끝나버렸다. ㅋㅋ 처음 여기 와본 우리와 달리 다른 사람들은 옷을 맞춰입고 오거나, 소품을 준비하거나, 피켓을 들고 오거나, 하다못해 어떤 행동을 할지라도 정해 온 것 같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들도 많이 있었고 귀여운 티셔츠를 맞춰입고 온 할머니들도 있었다. 다른 시간대에 촬영한 사람들의 필름을 보니 아이스 하키팀이 하키 복장을 입고 온 팀도 있었다. 그래도 100년도 전에 있었던 일을 같은 장소에서 같은 도시에 사는 시민들이 재현하는 행사에 참여한 일은 유쾌하고 재밌었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보기 힘든 빳빳한 종이에 컬러로 인쇄한 Certificat도 받았다!

오늘 재단에서 동영상 파일을 보내줘서 기록을 남긴다. 동영상을 올리고 싶은데, 동영상을 올리려면 돈을 내야 한다고 하네!

뤼미에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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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La nouvelle sortie d’Usine 2018

  1. 서티피킷 예쁘네요. 우연히 알게됐어요. 일상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좋은 생각을 읽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그렇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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